스토리
Paxnong Story 



팍스농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농촌, 농업, 지역 이야기를 함께 공유합니다.

바깥렌즈지역소멸대응을 위한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paxnong
2022-08-01

"지역소멸대응을 위한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1970년 공식 출생통계를 작성한 이후 2020년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는 이른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인구구조의 역전현상은 더욱더 악화될 전망이며, 국토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약 52%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구감소, 지역소멸, 초고령사회의 진입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속해서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크게 4가지 부문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첫째, 생산연령 인구감소 등으로 국가 경제성장 잠재력 약화가 예상되며 둘째, 축소사회 도래에 따른 분야별 불균형과 비효율 발생이 예상된다. 셋째, 비수도권 경쟁력 상실, 수도권 과밀혼잡의 문제발생이 예상되며, 넷째,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부양부담과 건강권 보장을 요구하는 요양, 돌봄, 건강관리 분야에 대한 서비스 수요 급증 등이 예상된다. 이처럼 여러 부문에서 예측되는 혼란은 우리 사회의 경제구조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지역소멸이 계속된다면 큰 위기에 봉착(逢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조속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매년 1조원, 10년간 지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국고보조사업 선정 시 가산점을 주는 등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정부차원으로 ‘인구소멸'의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을 적극 돕기로 한 것이다. 정부차원의 인구감소지역 지정은 기초지자체들의 자구노력을 직접적으로 돕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7일 범정부에서 발표한 「인구구조의 변화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미시적인 지역소멸 억제 정책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방국립대를 혁신시키고,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 전문대학 혁신 및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강화하고, 외국인재의 지역정착을 위해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구감소의 직격탄(直擊彈)을 맞은 대표적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대학이다. 계속되는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방대를 중심으로 정원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2021년은 전국 일반대학 162곳에서 총 2만6,129명의 신입생을 추가 모집했다. 추가모집 인원은 2020년 9,83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중 2만3,889명인 91.4%가 비수도권 지방대학이다.

이와 같이 이미 지방대학의 충원미달은 본격화되었고, 청년층의 도시집중화, 베이비붐세대의 고령층 편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도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집도시가 되었고, 수도권의 쏠림으로 비수도권의 지방도시들은 축소가 아닌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유출 등 심각해지고 있는 ‘지방소멸’의 문제는 단지 비수도권뿐 아니라 수도권, 더 나아가 국가의 안녕(安寧)을 위협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계속되는 저성장과 인력유출은 비수도권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도권에 대한 인구집중에 따른 혼잡비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 및 지역소멸에 대한 효과적 대응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특히 지역대학이 중심이 되어 효과적인 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자체는 지역대학 활용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수도권 인구분산의 하나의 대안으로 도시와 지방 두 곳에 주거지를 두고 생활하는 듀얼라이프(복수거점생활)도 검토해 보고, 여건에 따라서는 4일 근무제, 재택근무제, 1일 온라인 워크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의 지식인 집단인 지역대학이 중심이 되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한광식(前 김포대학교 CIT융합학부교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출처 (한광식, "[수요논단] 지역소멸대응을 위한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2021.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