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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렌즈농업인도 회계와 세무에 관심을 가져야

paxnong
2022-05-02

농업인도 회계와 세무에 관심을 가져야...


“아니! 농민에게 회계, 세무가 무슨 필요가 있소!”

농업 회계·세무 강의를 다니다 보면 간혹 농업인 중에서 교육관계자에게 따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래왔다. 농업인에게 회계와 세무는 딴 세상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가? 농업인에게 회계와 세무가 예전과 달리 사뭇 의미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농업인은 농업을 경영하는 사업자다. 사업은 이윤 추구가 목적임을 초등학생도 다 아는 이치다. 이윤은 매출에서 비용을 뺀 이익을 말하므로 결국 사업자라면 본인이 얼마를 벌고 쓰는지 알아야 한다. 회계란 벌고 쓴 내역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에게 회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따라서 농업인도 농업이란 사업을 하므로 회계는 농업인에게도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왜 농업인에게 회계는 딴 세상 이야기였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농업인 소득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득에 대한 세금은 회계를 통한 이익을 기초로 계산하는데, 낼 세금이 없어서 이익 계산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회계를 소홀하게 보아 넘긴 측면이 많다.

또한 소농과 가족농 중심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농업을 경영의 관점보다는 먹고살기 위한 노동 문제로 바라봤던 상황도 농업에서 회계를 등한시하게 되었던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여전히 농업인에게 세무 문제는 먼 이야기일까?

최근 들어 농가에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순 농산물 재배뿐만 아니라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농업인이 직접 온라인에서 농산물이나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하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다. 농산물 가공품 판매나 온라인 직거래 판매는 단순 농산물 재배와 달리 부가가치세나 소득세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농업인에게도 세무는 먼 얘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관심을 가져야 세금을 줄이고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전히 농업소득에 대한 세금 혜택이 크다. 곡물 등 식량작물 재배로 발생한 소득은 전액 비과세이고 과일·채소·시설작물 등의 작물재배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매출액 10억 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사이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농업경영체 개념이 도입되어 개인농을 농업인으로, 법인농을 농업법인(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분류하였다. 기존 농업인 외에 청년농, 승계농, 귀농인 등 농업인의 계층도 다양해졌다. 또한 산지조직화를 위한 여러 연구와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을 단순 경작을 위한 노동행위에서 경영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스레 농업에서 회계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도 걸음마 단계지만 긍정적인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회계는 경영의 효율성과 피드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농업인의 회계에 관한 관심은 농가소득의 증가와 산지조직화를 공고히 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회계와 세무는 돈이 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세상이 변했다.

따라서 이제 농업인도 회계와 세무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홍정학(대표세무사, 경제학박사, 새길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