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Paxnong Story 



팍스농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농촌, 농업, 지역 이야기를 함께 공유합니다.

바깥렌즈이즈누마농산의 농산품 고부가가치화 사례

paxnong
2022-07-08

"이즈누마농산의 농산품 고부가가치화 사례"

 

지난 18년간 국영기업 KOTRA에서 일하면서 몇 차례 외국으로 파견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그런 중에 업무적으로나 개인 휴가 차원에서 다양한 농촌 견학 및 체험을 하는 일이 잦았고, 특히 여러 나라의 농업 행사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농산물은 단순히 생산만 하는 1차 산업의 개념을 넘어 가공, 소비의 전 과정에 소비자들을 직간접으로 참가시키면서 농업이 단순한 먹거리에서 출발해 지역발전의 성과를 이루었고, 이러한 성과는 농가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눈여겨본 적이 있다.

 

일본 동경에서 근무할 당시 미야기현의 토메라는 지역에 있는 이즈누마농산을 휴가차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일본 동북부의 교통의 중심지이고 먹거리가 풍성한 지역이기도 해서 방문했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맛을 보게 된 햄이 너무 입맛에 딱 맞아 직원을 불러 햄이 유럽 수입 제품이냐고 물었더니 일본 국내 생산 제품이라고 했다. 그 맛과 품질에 나는 다시 한번 놀랐고, 직원에게서 그 햄이 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청해서 들을 수 있었다.

 

원래 돼지 사육농가들이 많고 낙후되어있던 이 지역은 ‘88년 이토히데오라는 20대 청년이 회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를 활용해 소시지와 햄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면서 6차산업의 현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순수 붉은돼지(다테伊達)‘ 브랜드는 인근 지역농가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붉은돼지협회‘를 통해 돼지 품종 및 육질이 관리되고 최고급 품질로 유지되도록 육질 규격에 맞추어 수시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개발된 유산균을 활용해 고기를 발효시키고 이를 통해 스페인의 하몽과 비슷한 수준의 햄과 이태리의 최고급 수준에 견줄만한 살라미를 만들어 일본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초등학생 체험단(내손으로 만든 소시지)


가공공장을 견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견학코스의 개발과 체험교실의 개설이 이어졌고 나아가 유기농 야채 농장, 아쿠아포닉(Aquaponics) 농장 등이 추가되었다. 관광객이 늘면서 레스토랑과 직판장이 활기를 띠었고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 판매도 크게 늘기 시작하였다. 이후에는 캠핑장을 설치하고 숙박 및 단체 연수시설도 건립되어 낙후되었던 지역이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명소로 변모하였다.

 

이렇듯 낙후된 지역을 관광명소로 변화시킨 건 20대 청년이 조그마한 수제 소시지와 햄 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39세 이하의 귀농 가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점인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고 나아가 청년 창업농들을 통해 판매 및 유통 분야의 확장성을 부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상기한 이즈누마농산의 사례와 같이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농촌의 환경문제뿐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에도 시사점을 가질 수 있다.

 

본인이름표가 부착된 돼지고기를 보여주는 관광객

(건조실 입고 전)


시작부터 거창한 사업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 현지 특산물을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인터넷 판매 등을 도입해 매출을 늘려 가면서 지역농민들을 규합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서정학(연구위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